기온이 서서히 오르고 습도가 높아지는 이맘때가 되면, 어김없이 우리를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있습니다. 바로 도심 곳곳을 점령하며 엄청난 떼거지로 나타나는 벌레, 일명 ‘러브버그’입니다. 오늘은 러브버그 출몰시기, 퇴치 방법 5가지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러브버그 출몰시기
언제나 암수가 쌍으로 붙어 다니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러브버그는, 정식 명칭은 ‘붉은등우단털파리’입니다.
다행히 모기나 파리처럼 사람을 물거나 흡혈을 하지 않고, 치명적인 질병을 옮기지도 않는 ‘익충(유익한 곤충)‘으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특유의 까맣고 길쭉한 생김새와 창문, 옷, 차량에 수십 마리씩 달라붙는 탓에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혐오감과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하죠.
하지만 러브버그는 일 년 내내 우리를 괴롭히는 벌레가 아닙니다. 1년 중 딱 특정 조건이 맞물리는 시기에만 폭발적으로 나타났다가 거짓말처럼 사라지는데요.
- 본격적인 활동기 : 매년 6월 중순 ~ 7월 초,중순
- 활동 피크 : 대략 6월 말부터 7월 첫째 주까지가 가장 심한 정점
성충의 수명이 짧기 때문에 보통 2주에서 길어야 3주 정도 집중적으로 발생한 뒤 자연스럽게 감소합니다.
왜 하필 이 시기에 떼로 나타날까요?
러브버그는 ‘고온다습’한 환경을 극도로 좋아합니다. 땅속에 있던 애벌레들이 성충으로 탈피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온도와 높은 습도가 필수적인데요.
따라서 6월 장마 전후로 대기가 후덥지근해지고 낮 기온이 25도~30도 이상 올라가기 시작하면 땅속에 숨어있던 수많은 개체가 일제히 지상으로 올라오게 됩니다. 특히 햇빛이 강한 낮 시간대에 가장 활발하게 날아다니는 특징이 있습니다.
러브버그 성충은 지상으로 올라와 짝짓기를 마친 후, 수컷은 이틀 뒤에 죽고 암컷은 산란을 마친 뒤 3~4일 안에 죽습니다. 즉, 한 마리의 수명은 고작 3~7일에 불과합니다. 다만 개체 수가 워낙 많아 순차적으로 태어나다 보니 우리 눈에는 한 달 내내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러브버그 퇴치 방법 5가지
러브버그는 화학 살충제에 취약하긴 하지만, 워낙 많은 양이 출몰하기 때문에 무작정 독한 에프킬라를 뿌려대면 사람의 호흡기에도 좋지 않습니다.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으로 쫓아낼 수 있는 현실적인 퇴치 방법 5가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강력한 무기, ‘물 스프레이’ 활용하기
러브버그는 다른 파리나 모기에 비해 비행 능력이 아주 떨어지고 날개 자체가 매우 약합니다. 창문이나 방충망, 베란다 벽에 수십 마리가 붙어있다면 독한 약을 뿌릴 필요 없이 분무기에 물을 담아 강하게 뿌려주세요. 날개가 물에 젖으면 제대로 날지 못하고 바닥으로 툭툭 떨어지는데, 이때 빗자루나 청소기로 깔끔하게 쓸어 담아 처리하시면 됩니다.
2. 천연 가짜 살충제(주방세제 미스트) 만들기
단순히 물만 뿌리는 것으로 부족하다면 가정에서 쉽게 만드는 천연 살충제를 추천합니다.
- 제조법 : 분무기에 물 한 컵 + 주방세제(또는 이소프로필 알코올) 2~3방울을 섞어 줍니다.
- 원리 : 러브버그의 몸 표면에는 기름 성분의 보호막이 있고 기공(호흡구)으로 숨을 쉽니다. 세제 섞인 물을 뿌리면 이 보호막이 녹으면서 기공이 막혀 화학 성분 없이도 아주 빠르게 박멸할 수 있습니다.
3. 외출 시 어두운 색상의 옷 선택하기
러브버그는 시각적으로 밝은 색상(특히 흰색, 노란색, 연두색 등)에 엄청난 호기심을 보이며 몰려듭니다. 만약 러브버그가 창궐한 지역을 걸어가야 하거나 외출할 일이 있다면 가급적 검은색, 네이비색 등 어두운 계열의 옷을 입으세요. 옷에 벌레가 달라붙는 횟수를 극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4. 야간 실내 조명 조절 및 암막 커튼 치기
대부분의 곤충처럼 러브버그 역시 자외선과 밝은 불빛을 향해 돌진하는 ‘주광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밤이 되면 집안의 밝은 불빛을 보고 베란다 창문으로 수백 마리가 몰려들 수 있으므로 다음과 조치를 취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 밤에는 실내 조등을 한 단계 낮추거나 필요한 불만 켭니다.
- 베란다 창문에 암막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내려 불빛이 밖으로 새어 나가는 것을 차단합니다.
- 현관문이나 창문 밖 조명을 백색광(형광등) 대신 곤충이 잘 인식하지 못하는 황색등(오렌지빛 LED)으로 교체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5. 끈끈이 패드 설치 및 물구멍 차단
방충망을 닫아두어도 미세한 틈새로 기어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 창문 아래쪽에 있는 ‘물구멍’을 다이소 등에서 파는 방충망 스티커로 반드시 막아주세요.
- 창문 틈새 모헤어가 헐거워졌다면 문풍지로 틈새를 메워야 합니다.
주로 드나드는 현관문 옆이나 창문 모서리에 러브버그가 좋아하는 노란색 끈끈이 트랩(롤 트랩)을 설치해 두면 알아서 와서 달라붙으므로 집안 유입을 막을 수 있습니다.
미워도 다시 한번, 러브버그는 사실 ‘익충’입니다.
비주얼이 워낙 파격적이고 떼로 몰려다녀서 혐오감을 유발하지만, 환경부와 전문가들은 러브버그를 해충이 아닌 ‘익충’으로 공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러브버그의 애벌레가 숲속 땅속에서 낙엽이나 썩은 나무를 먹어 치우며 이를 비옥한 흙으로 만드는 ‘자연의 청소부’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성충이 되어서도 모기처럼 사람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꿀벌처럼 꽃의 수분을 돕거나 생태계 교란 생물인 진드기 등을 잡아먹는 고마운 역할을 담당합니다. 이 때문에 지자체에서도 무차별적인 방역(연막 소독 등)을 하면 다른 유익한 곤충이나 새들에게 피해가 가기 때문에 적극적인 박멸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눈앞에 보이면 징그럽고 불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길어야 2~3주면 자연의 섭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번식기를 끝내고 사라질 녀석들입니다.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고 오늘 소개해 드린 안전한 퇴치법들을 활용해 이번 여름을 쾌적하게 이겨내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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